* 좋았던 점: 서로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분과원들을 만나 각자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좋았다. 같은 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며 좀 더 다양한 방식의 해결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.

* 아쉬운 점: 나는 디테일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기 때문에 작은 가지들에도 의미를 두는 편인데, (제한된 시간 안에 기록해야 하는 점 때문이긴 하지만) 빵장님이 기록자분께 각자 낸 의견들을 간결하게 한 줄로 써달라고 하셨다.

각자의 고민과 개성이 담긴 아이디어가 모두 잘려나간 기록이라면 아카이빙의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. 간결한 것도 좋지만 회의를 통해 남는 것이 피상적인, 단지 칸을 채워 넣기 위한 짤막하고 진부한 한 문장만 남게 될 위험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.

* 실험 거리: 민주적인 방식을 강조하는 인사말로 시작했지만, 사실 이 회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. 이 많은 사람들을 한 날, 한시, 한자리에 모두 모이게 한 후 그 자리에서, 그 시간 안에 빠띠어플의 빈칸을 채워 넣으라는 방식이 조금 폭력적으로 느껴졌다. 결국 이 사업에 참여하려면 이곳 운영방식에 따라 이 어플에 가입하고 여기에 원하는 답을 채워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. 그렇기에 평일이면 평일, 주말이면 주말도 아닌, 목요일과 토요일을 애매하게 섞은 날짜와 선택의 여지가 없는 회의 시간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.

ppt에는 빠띠가 ‘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더 많은 연결과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참여와 협력을 만든다’라고 쓰여있다. 그래서 실험 거리로 말하고 싶은 건, 이 사업에 참여하는 우리들뿐만 아니라 부천문화재단과 빠띠에서도 이 교육에 대해 정말 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, 어플 교육을 위한 워크숍으로 치우친 부분은 없는지, 방향성과 참가자들의 입장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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